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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와 함께하는 유라시아 횡단기 5편 – 그리스에서 마주한 황홀경

 

두브로브니크 구 시가지 전경이 보이는 곳에 단 둘이 앉아 노을을 곁들인 치킨을 먹고, 새벽에 도시 위로 떨어지는 별을 보기도 했어요. 모든 날이 우릴 위해 준비된 듯이 맑고, 완벽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마치 연애를 시작한 처음처럼 서로에게 더 다정하고 설렜던 것 같아요. 따뜻한 날씨에 신난 우리는 더 남쪽, 그리스로 향했어요.

 

 

“신의 입김이 닿는 땅, 그리스 메테오라”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메테오라였죠. 그리스에서 가장 높은 신전, 신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 불리는 곳. 이 곳에 들어서자마자 우리 둘 다 모두 경탄을 금치 못했어요. 러시아부터 수많은 곳을 지나며 멋진 곳을 많이 봤는데도 불구하고 넋을 잃고 감탄할 정도의 감격을 안겨주었어요.

 

 

그저 높아서 신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 불리는 것은 아닌 듯 했어요. 솟아 있는 바위, 그 위에 떨어질 듯 얹혀있는 사원, 그들이 주위의 환경과 어우러져 뿜어내는 아우라. 정말 신이 이곳에 있을 것 같았죠. 다양한 메테오라의 모습을 보려고 이곳저곳을 다니다 우리와 같은 자동차 여행자를 만났어요. 그들 역시 연인이었고 자동차를 개조해 여행하고 있었어요. 고맙게도 그들이 먼저 우리에게 다가와주었고, 저녁을 함께하며 밤늦게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어요. 몇 개월에 걸쳐 손수 내부를 개조한 이야기, 여행 전 그들의 일상, 즐거웠던 여행 에피소드 등 우리와 가장 비슷한 여행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어요.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 들어섰을 때 우리는 평범한 도시에 있는 듯 했어요. 제 상상속의 아테네는 유적이 가득해서 고대의 느낌을 간직한 그런 곳이었거든요. 그러나 도착해서 마주한 아테네는 서울 같은 도시였어요. 현대 건물이 잔뜩 있고, 곳곳에 유적이 남아있는. 상상과 달라 조금 실망도 했죠. 회색빛 콘크리트 가득한 도시는 어쩐지 조금 삭막해 보였거든요.

 

 

수많은 사람들이 아테네의 유적을 보러 왔고, 우리도 그 행렬에 합류했어요. 거대하고 웅장한 유적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테네로 향하는 길에 보았던 수많은 유적들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아주 오랜시간 역사를 지켜온 그리스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마주한 산토리니 마을, 그리고 크레테 섬”

 

 

그리스의 섬들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두 곳의 섬을 방문했어요. 한 곳은 광고로 너무나도 유명한 산토리니, 그리고 한 곳은 현지인이 알려준 크레테 섬이었어요. 우리는 먼저 산토리니로 향했어요. 광고에서 본 그 모습이 눈 앞에 펼쳐졌어요.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 끝없이 펼쳐진 바다.

 

 

산토리니 섬은 광고에 나온 마을 뿐만 아니라 숨겨진 매력이 많았어요. 핏빛 붉은 절벽과 노을을 가르는 바위, 까만 자갈이 가득한 해변과 고대 유적까지. 만약 우리에게 차가 없었다면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섬의 매력을 찾을 수 없었을지 몰라요. 생전 처음보는 광경에 모든 감각이 충만해지는 기분이었죠.

 

 

크레테 섬은 산토리니보다 더 컸고 우리가 대부분 가고 싶어했던 곳들은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차가 없었다면 힘들었을거에요. 그런 곳들 중 또 하나의 장소로는 Balos 해안이 그러했어요. 입장권을 사고도 차로 몇분을 더 들어가서는 주차하고 또다시 십여분 등산길을 올라야만 다다를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Balos 해안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아니 상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기에 우리는 말을 잇지 못했어요. Balos 해안을 가는 길에 만났던 한반도를 닮은 해안도 굉장히 아름다웠지만, 아주 높은 언덕을 내려가야만 가까이 닿을 수 있었던 점은 아쉬웠답니다. 부서진 조개껍질들이 분홍빛 해안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었는데, 수많은 연인들이 웨딩 촬영을 하고 있어 우리도 그 연인들처럼 추억을 남겼어요.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숲이 우거진 독특한 곳도 있었어요. 우리가 보았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게 아쉬운 마음일 정도로 크레테 섬은 구석구석 많은 매력이 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 멀리까지 보이는 투명한 바닷물은 결코 잊지 못할 거에요. 언젠가 제가 다녀온 곳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되신다면 분홍빛 해변과 청명한 바다가 이루는 그 아름다움을 꼭 느껴보실 수 있기를! 떠날 수 없는 모험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 여정이 시작되기 전, 저도 제가 여기까지 오리라는 상상은 할 수 없었으니까요.

 

 

무쏘와 함께하는 유라시아횡단기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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