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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와 함께한 춘천 드라이브, 스칸디 대디와 아이들의 하루!

봄 춘, 내 천. 춘천(春川)은 저에게 퍽 특별한 곳입니다. 청춘의 대부분을 거기서 보냈기 때문일까요, 호수의 도시 춘천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20대 초반의 추억이 오버랩됩니다. 시간은 흘러 저는 4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뀌었을 시간 동안 20대 청년은 아이 아빠가 되었고, 서울춘천간 도로 사정도 변하여 어느덧 도시는 서울 옆으로 훌쩍 다가와 있었습니다. 도로 사정만 좋다면 서울에서 춘천까지 2시간만에 갈 수 있게 됐으니까요. 또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는 방법도 많아졌지요.

 

속초 여행에 이어, 저와 제 친구들은 아이들과 함께 춘천 드라이브를 가기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각 집안의 막둥이들과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견학 및 체험 활동을 함께 하며, 이름하야 ‘스칸디 대디’에 도전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이번 드라이브에 이용될 차량으로는 티볼리를 택했습니다.

 

■강원도 춘천시 해저무는 소양강의 풍경

 

여기서 “스칸디 대디”란 과거 스파르타식 엄격한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자녀와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며 소통하는 젊은 아버지를 뜻합니다. 북유럽(스칸디나비아)식 교육 방식이라 하여 스칸디 대디·맘 이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지요. 타인과의 교류, 인성 발달에 중점을 둔 교육을 지향하는데, 특히 정서적 교감을 바탕으로 한 공감대 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양육 방식이라고 합니다.

 

항상 즐거운 단체 나들이지만 이번에는 스칸디 대디에 도전한다는 데에 있어서 아빠들의 각오가 남달랐습니다. 함께 가기로 한 두 명의 친구들은 슬하에 두 아이를 두었습니다만, 큰 아이들은 벌써 학업에 전념해야 할 나이라는 이유로 이번 여행에는 둘째들만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아빠와 막내, 둘만의 나들이! 제가 계획했지만 참 괜찮은 생각 아닌가요? 뒤치다꺼리를 해야 할 큰 아들(남편)과 개구쟁이 막내가 동시에 외출하다니, 이는 엄마에게 복음(福音)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친구들끼리 가는 드라이브보단 고생할 것이 분명했지만, 내 아이에게 두고두고 기억될 추억거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의욕이 샘솟았습니다.

 

 

“티볼리, 고속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하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춘천구간의 아침 안개

 

아침 7시 30분, 다소 이른 시간부터 아이를 데리고 약속장소인 가평휴게소로 향했습니다. 덕소삼패IC를 통해 서울양양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남양주요금소 앞부터 정체가 시작됐습니다. 강남에서 출발한 친구들은 가평휴게소까지 가는 길이 수월한 모양이었습니다.

 

그래도 문득 뒷좌석에서 곤히 잠든 아이를 뒤로하고 이른 아침 안개 낀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업무의 일환이었다면 사뭇 속 답답할 일이었겠으나,이 또한 드라이브라고 생각하자 여유로운 기분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서종대교 주변은 반경 몇 Km나 물안개가 유난스러웠습니다. 평소보다 안전운전에 신중을 기했기 때문일까요, 길이 막혔지만 지루할 틈은 없었습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가평휴게소

 

출발한지 한 시간 이십 분 만에 약속장소인 가평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평일 낮 시간이라면 50분 거리였을 터인데, 주말이라서 30여분이나 더 소요된 겁니다. 잠이 덜 깬 아이를 깨워 가평휴게소로 들어서니 여느 때처럼 혼잡한 분위기입니다. 친구들과 아이들은 먼저 도착해서 아침 요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른 주말, 아침부터 휴게소는 가족들과 주말을 보내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티볼리 가솔린 TX 기본 트림

 

그 동안 최고급 트림을 충분히 타봤으니, 한 번은 티볼리의 입 소문난 가성비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이번 춘천 나들이는 2017년식 티볼리 가솔린 차량을 이용했습니다. 2017년 식 TX 트림은 아머 패키지와 하체 방음 보강을 제외한다면 2018년 식 TX 트림과 거의 동일합니다.

 


■고속주행에서 빛나는 티볼리의 주행성

 

가평휴게소에서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다시 고속도로에 들어서는데, 언제 막혔냐는 듯 길이 뚫려 있었습니다. 제대로 티볼리를 맛 볼(?) 기회가 주어진 셈이지요. 이번 나들이에 사용된 티볼리 가솔린 모델은 최대출력 126마력을 자랑하며, 또한 4600rpm에서 최대 16kg.m의 토크를 발휘합니다. 디젤 모델에 채택된 LET엔진에 비해 초반가속이 약한데 비해 지구력은 더 높았습니다.

 


■214.7km 달린 후 리터당 14.5km의 연비를 기록

 

고속에 이르면 엔진 회전은 더욱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티볼리에 채택된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의 특성도 한 몫 거들어 주행 내내 변속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약 200km 정도 주행 후 평균 연비를 확인해보니 리터당 14.5km로 SUV 치곤 준수한 연비를 기록했습니다.

 

남춘천IC에서 70번 국도로 접어들면 여기까지 통행료는 6,200원입니다. 첫 번째 목적지인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까지는 지방도를 따라 40분 정도 더 소요됩니다. 티볼리 뒷자리에는 어느새 가평휴게소에서 친해진 아이들이 모여 앉았습니다. 아이들끼리 친해지는 시간을 갖자는 의도였습니다만, 아무래도 아빠들끼리 저를 빼고 맛있는 걸 나눠 먹으려는 속셈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아이들은 금세 친해졌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경춘가도 드라이브” 

 


■국도 46호선, 경춘가도

 

운전하는 내내 뒷좌석에서 재잘대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학교생활부터 친구 관계, 좋아하는 연예인 등 주제도 참 다양합니다. 춘천시내에 접어들면서 아이들이 끝말잇기 놀이를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아빠도 초대됩니다.

 

아이들 놀이에 응해주는 것이야 말로 스칸디 대디의 기본 소양! 열심히 끝말잇기를 하느라 진땀을 뺐더니 이번에는 넌센스 퀴즈가 이어집니다. 전화기로 지어진 건물은? 들어갈 땐 하난데 나올 땐 두 개인 것은? 또 아침에는 네발, 점심에는 두발, 저녁엔 세발인 것은? 귀는 귀인데 소리는 못 듣고 소리만 내는 귀는… 하나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정답을 다 공유하고 있는 모양인지, 아빠가 맞추지 못하는 것이 마냥 즐겁습니다. 퀴즈를 내고 맞춘다는 본연의 목적에서 아빠 골리기로 놀이의 규칙이 변하는 순간입니다.

 


■티볼리의 2열 좌석

 

3명의 아이들이 티볼리에 모인 이유는 옹기종기 모여 앉기 훨씬 편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티볼리의 2열 공간은 체감상 실측 사이즈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집니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실용적인 면으로 다가오더군요. 복닥거리는 가족 여행에 참 적합하다고 여겨졌습니다.

 

 

“어른 아이 소통의 장,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애니메이션박물관 앞의 티볼리

 

애니메이션박물관에 도착하니 친구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습니다. 보아하니 구름과자 한 입 하는 분위기라 먼저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 입구로 향했습니다. 나중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안 그래도 들키면 딸아이에게 크게 혼난다고 하더군요.  마음만은 아이를 위해 금연하리라고 결심하는 스칸디 대디들입니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2003년 10월 1일 춘천시가 한눈에 보이는 의암호(衣岩湖) 호숫가에 세워졌습니다. 애니메이션페스티벌, 인형극 공연 등 어린이를 중점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이곳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체험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전경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 토이로봇관
주소 : 강원도 춘천시 서면 박사로 854 춘천애니메이션
전화 : 033-245-6470
이용요금
관람권 1_애니메이션박물관+토이로봇관 어른9,600원
관람권 1_애니메이션박물관+토이로봇관 청소년8,000원
관람권 1_애니메이션박물관+토이로봇관 어린이8,000원
관람권 2_애니메이션박물관 어른5,000원
관람권 2_애니메이션박물관 청소년4,000원
관람권 2_애니메이션박물관 어린이4,000원
관람권 2_토이로봇관 어른7,000원
관람권 2_토이로봇관 청소년6,000원
관람권 2_토이로봇관 어린이6,000원
이용시간 : 매일 10:00~18:00, 월요일 휴무
주차 : 전용 주차장에 주차 가능
홈페이지 : http://www.animationmuseum.com

 

12만 평방미터 부지에 연면적 2915 평방미터에 이르는 건물은 총 3층(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돼 있는데요. 1층에는 애니메이션의 역사 · 종류 · 기법 ·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 및 장비들이 전시돼 있고, 이어서 중앙 홀에서는 한국애니메이션 초기 명작 ‘홍길동’, ‘아기공룡 둘리’ 를 비롯해 여러 작품들로 구성된 공간 역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층은 북한, 미국, 일본, 유럽 등을 포함한 각국의 애니메이션 역사, 주요 캐릭터를 소개하는 작은 코너들로 구성됐습니다. 2층 테라스에는 애니메이션 ‘피들리 팜’의 로봇 캐릭터 팜팜으로부터 사랑 고백을 들을 수 있는 장소가 있는데, 이 날은 뭐가 잘못됐는지 노래는커녕 팜팜의 눈에서 나오는 하트 모양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팜팜은 멀리서도 보일 정도 커다란 로봇인데, 여기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라고 합니다.

 


■구름빵 더빙 체험

 

2층 벽 쪽에 마련된 공간에서 애니메이션의 현실감을 키워주는 특수효과를 관람객들이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한쪽에 마련된 녹음스튜디오에서는 구름빵의 장면을 이용해 목소리나 주제곡 더빙이 가능합니다. 최대 4명까지 녹음 가능하며, 참여인원에 따라 테마가 달라집니다. 체험 비는 1회 당 1000원으로 저렴한데, 때문에 인기가 좋아 대기시간이 긴 편입니다. 더빙된 동영상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구름빵 카페

 

한차례 관람을 마치고 구름빵 카페를 만났습니다. 이미 12시를 넘긴 시간입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건만 아빠들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만으로 이미 방전됐습니다. 휴식이 필요한 순간에 맞춰 등장한 구름빵 카페에서 달콤한 다과를 즐기며 에너지를 보충해봅니다.

 


■건설 중인 레고랜드 주변 전경

 

카페에서는 의암호 건너 춘천시내까지 탁 트인 시원한 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내년쯤 들어설 레고랜드를 위한 연륙교 공사장도 보입니다. 언제 봐도 아름다운 춘천시 조망입니다.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주문해주고 잠시 젊었던 날의 초상을 그려보며 회상에 잠겨봅니다.

 

 

“스칸디 대디도 신나는 토이로봇관”

 


■1층 로비의 VR 기기 체험

 

애니메이션 박물관 옆 건물인 토이로봇관으로 넘어오면, 1층 로비에서부터 VR체험기기가 관람객들을 유혹합니다. 롤러코스터, 오토바이, 패러글라딩 3가지로 모두 HMD(머리에 쓰는 영상장치)을 사용해 입체영상을 즐기고 체험자들이 올라탄 기구는 영상에 맞춰 움직입니다. 체험비용은 1회 1인당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입니다.

 



■2층 로봇댄스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댄스 공연

 

한 시간마다, 로봇댄스 공연이 있습니다. 다른 체험 중에 안내 방송이 나오면 재빨리 2층 공연장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팜팜’의 디제잉에 이어 각종 로봇들이 K팝 음악에 맞추어 군무(群舞)를 춥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공연에선 공연 중 로봇이 넘어지는 것이 가장 재밌습니다. 넘어진 로봇은 대부분 다시 춤을 추는 데에 성공하지만, 간혹 일어나려 애를 쓰다가 옆의 동료 로봇을 쳐서 같이 쓰러지는데 그 모습이 참 코믹합니다.

 


■2층 드론 조종 체험 코너(사진1,2)
■2층 팜팜테마 각종 체험 코너(사진3,4)

 

로봇댄스공연장 옆에는 드론 체험코너도 있습니다. 시뮬레이터로 간접체험을 먼저 한 후 실내 활공장 안의 드론을 리모콘으로 조종해 보는 식입니다. 로봇 권투 · 축구 · 아이스하키 또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입니다. 체험시간은 각각 5분 가량이고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각 코너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체험계획을 짜면 좋습니다. 이외에 대포 쏘기, 에어로봇, 레이저 장애물통과, RC카 체험 등 각종 놀거리가 많이 준비 돼 있습니다.

 

체험장 안 쪽 팜팜 테마 놀이방은 에어베드와 스펀지로 꾸며진 덕에 안심하고 뛰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당장에 성을 만들고 소꿉놀이를 하면서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스칸디 대디들은 식사에 초대된 손님이 되기도 하고, 해적이 되어 대포알을 맞기도 하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3층 갤러리툰(좌), 옥상의 아톰(우)

 

마지막으로 토이로봇관 3층으로 올라가면 카페를 겸한 갤러리가 있습니다. 원통형 유리구조물을 통해 춘천시내 방향의 멋진 전경을 즐기며 쉴 수 있는 곳입니다. 갤러리 밖으로 나가면 넓은 옥상공간과 작은 전망대도 있는데, 의암호와 춘천시내를 바라보기엔 그만인 곳입니다.

 


■춘천 명물 먹거리 닭갈비

 

오후 3시. 긴 관람을 마친 후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춘천 하면 닭갈비와 막국수지요. 청년 시절 그렇게 먹었는데 질리지 않는 맛입니다. 아빠들 머릿속에는 닭갈비에 소주 생각이 가득했지만, 귀빈을 모시고 온 터라 애써 참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닭갈비가 아이들 입맛에 맞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맵다 하지 않고 잘 먹습니다.

 

 

“매직아워의 황홀경, 구봉산 산토리니 춘천”

 

늦은 점심식사 후 향한 곳은 서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구봉산 전망대입니다. 최근 몇 년 간 춘천의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했지요. 그 유명한 투썸플레이스 춘천도 여기 있습니다. 많은 카페들 중, 우리는 산토리니 춘천으로 목적지를 정했습니다. 춘천시내 전망이야 어디서 보든 비슷하겠지만 종탑을 중심으로 넓은 잔디밭 마당이 있는 곳은 그 카페 뿐입니다. 산토리니 춘천의 전경은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했을 정도로 그림이 되는 곳입니다. 석양과 잔디밭, 맑은 공기… 무르익는 가을 안에서 뛰노는 우리 아이들을 상상하니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구봉산 산토리니 춘천

 

산토리니 카페 레스토랑
주소 : 강원 춘천시 동면 순환대로 1154-97
전화 : 033-242-3010
이용시간
1층 카페 : 매일 10:00 – 24:00
2층 레스토랑 : 매일 10:00 – 22:00, Last order 21:30
주차 : 전용 주차장에 주차 가능
홈페이지 : 춘천산토리니.com

 

하지만 주말에 관광 명소에서 주차 자리를 찾는 일은 많은 참을성이 필요합니다. 몇 바퀴를 돌아다닌 끝에 겨우 한 자리 얻어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경사진 곳이지만 주차공간이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산토리니 춘천의 잔디마당

 

드디어 입성한 카페는 무전유희(無錢遊戲) 방문객들을 막기 위해 주문에 따라 활동을 통제합니다. 가령 초등학생 이상인 경우엔 1인 1메뉴를 주문해야 잔디마당을 이용할 수 있는 식입니다. 음식을 팔아야 하는 가게로서 당연한 처사라지만 예전 자유분방했던 분위기가 그립기는 합니다.

 


■산토리니에서 바라본 춘천 시내의 낙조

 

춘천은 전형적인 분지라 낮이 짧습니다. 오후 5시 30분, 해가 서산을 넘어갑니다. 마지막 빛을 쥐어짜내는 태양 주변으로 하늘이 물들고, 양쪽에 무지개가 떴습니다. 그 아래 소원의 종탑과 사람들의 실루엣이 장관을 이룹니다. 여기저기서 핸드폰 셔터 소리가 울리고, 개중에는 커다란 카메라를 삼각대에 세우고 작품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친구들은 감탄을 연발하며 집에 있는 아내에게 사진을 찍어 보냅니다.

 


■산토리니 잔디마당 위 소원의 종탑

 

이 순간 우리 아이들 기분은 어떨까요? 매직아워(Magic Hour)의 황홀경 속에서 아이들의 실루엣이 바쁘게 뛰어다닙니다. 딸아이가 자기 양말을 벗어 손에 들고 오빠 뒤를 쫓습니다. ‘언니의 복수’ 라는데, 복수 치고는 너무 귀엽습니다. 그 모양이 딱 마당에 풀어 둔 강아지들 꼴입니다.

 

춘천에서 9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각자 타고 온 차에 올랐습니다. 왔을 때처럼 잠이 든 딸아이를 태우고 46호선 도로에 오릅니다. 경기도 별내 신도시까지 가서 다시 태릉을 거쳐 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다른 차들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한강 남쪽으로 가 각자 집을 향해 헤어지겠죠.

 


■구봉산 산토리니 춘천 앞의 티볼리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집에 도착했습니다. 춘천에서 경기도 진관까지는 소통이 원활 했고 서울이 가까워 질 수록 차량 통행량이 늘더니 시내구간에서 평소 퇴근시간 수준의 정체를 겪었습니다. 참 힘들고도 신나는 하루였습니다. 오전 7시 30분에 집을 떠났으니 14시간 만에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찍은 200여장의 사진들을 정리하는데 아빠들과 아이들의 얼굴이 참 밝습니다. 아이는 아빠에게, 또 아빠는 아이에게 서로 감사한 나들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