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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기한 자동차 차체 이야기

사람의 몸과 자동차는 의외로 닮은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엔진을 심장이라 표현하고, 헤드라이트를 눈으로 여기며, 네 개의 휠과 타이어 그리고 서스펜션을 다리 또는 하체라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뼈에 해당하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 코란도 스포츠의 강철 프레임 바디.

 

바로 섀시(Chassis)라 불리는 차체입니다. 뼈는 우리의 몸을 지탱하고,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중요한 장기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똑같이 단단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보호하는 위치에 따라 더 단단하거나 탄성이 강한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자동차의 차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자동차 차체 만들기

 

■ 1. 초기 무쏘의 특수 강철 차체
■ 2. 첨단설계와 구조해석을 통하여 철저히 보강된 초강성 충격에너지 흡수 바디구조 고장력 강판 적용

 

사람이 진화하듯 자동차도 진화합니다. 드라이빙을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게 만들어야한다는 대전제하에 구조와 소재가 더 발전하고 있는 것인데요. 수많은 연구와 실험 끝에 근래에 들어서는 필요한 부위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소재와 강도가 대체로 지정되어 있는 편이지만 여전히 더 나은 구조와 소재를 찾아내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차체가 가져야 할 세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충격으로부터 사람을 안전하게 보호할 것, 두 번째는 승차감과 운동 성능을 위해 적절한 강도를 가지고 있을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다 높은 연료 효율성을 위해 가벼워야 할 것. 안전성과 승차감 그리고 효율성 모든 부분을 만족시켜야만 비로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환경 법규까지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자동차 차체입니다.

 

 

 

더 나은 기능을 위한 끝없는 도전! 새로운 소재의 도입

 

 

자동차 차체가 보다 다양한 기능과 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재의 도입이 필수적입니다.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과거에도, 지금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갔던 사람들은 레이스카 엔지니어들입니다. 그들은 보다 가벼운 차체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에 거의 쓰이지 않았던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알루미늄 합금을 시작으로 마그네슘, 두랄루민, 티타늄과 같은 다루기 까다로운 금속소재부터, 심지어 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소재들이 동원되었고, 그렇게 적용된 소재들은 하나 둘 양산차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소재 중 하나가 바로 위에서 소개한 알루미늄입니다.

 

알루미늄은 철보다 가벼우면서 합금 과정을 거친 후 어느 정도 두께를 갖출 경우 충분한 인장강도를 가질 수 있으며, 항복점(형태를 최대한 유지하고자 하는 힘) 역시 높아 오늘날 자동차에서 철 다음으로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다만 용접이 철보다 까다롭고, 성형성이 부족해 제작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 쌍용자동차 공장 내 조립, 도장 라인 작업

 

마그네슘의 경우는 최근 들어 엔진 블록을 구성하거나 혹은 차체 일부에 쓰이곤 하는데, 가벼우면서도 알루미늄에 비해 충격을 흡수하는 정도가 커서 차체에 쓰일 경우 승차감을 향상시키는데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산소와 반응할 경우 불꽃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공 과정이 까다롭고, 부식이 잘 일어나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티타늄은 일반적으로 비싸다라는 인식이 있는데, 알고보면 티타늄은 의외로 지구상에 아주 많이 분포되어 있는 흔한 소재라고 합니다. 다만 가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대신 가벼우면서도 아주 강하고 특히 열에 의해 형태가 변형되는 현상이 적기 때문에 자동차의 경우는 주로 배기 시스템에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역시나 가공성 떨어진다는 이유로 인해 차체에는 많이 쓰이지 않는 편입니다.

 

 

철과 금속을 대신하는 미래소재, 플라스틱

 

 

이렇게 철을 대신할만한 다양한 소재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많이 개발되어 왔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소재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바로 플라스틱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플라스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소재와 결합하여 강화한 복합 플라스틱을 말합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복합 플라스틱은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 흔히 FRP라 부름)입니다. 가느다란 유리섬유에 열경화성 수지를 뿌려서 만드는 플라스틱으로 일반 플라스틱보다 훨씬 더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죠.

 

카본 컴포지트 역시 이러한 복합 플라스틱 중 하나입니다. 정식 명칭은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으로 합성섬유나 수지를 탄화시킨 후 탄소를 추출해 섬유조직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카본 파이버(탄소섬유)를 강화물질로 사용해 플라스틱 수지로 굳힌 것이 카본 컴포지트입니다.

 

카본 컴포지트는 철이나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도 그보다 훨씬 더 우수한 강도를 지니고 있다고 하여 40년 전부터 포뮬러1과 같은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전에는 우주 왕복선의 동체 등에 사용되었던 첨단 소재였습니다. 이렇게 이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카본 컴포지트를 일반적인 자동차에서 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최근에는 이를 활용해 차체나 자동차의 외장 패널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보편적인 소재는 아니라 할 수 있는데, 이유는 바로 소재 자체의 가격이 비싸며 또한 가공 과정 역시 일반 금속 소재에 비해 복잡하고 대량 생산화 되어 있지 않아서 입니다.

 

결국 이런 부분들이 모두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되어 지금까지도 일부 자동차에만 제한적으로 쓰일 뿐이지만 과거 대부분의 소재들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고 기술이 계속해서 개발되면 상용화 할 수 있게 되겠죠? 이처럼 현대 자동차의 차체에는 다양한 소재들이 쓰이고 있고, 계속해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동차 차체에 쓰이는 소재들을 얼마나 알고 계셨나요?

 

 

철의 재조명으로 탄생한 렉스턴의 쿼드 프레임

 

 

이렇게 자동차의 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소재들은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철은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소재이지요. 다른 소재들이 발전해온 속도 이상으로 철 역시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발전 속에서도 철이 가진, 다른 소재보다 더 우수한 특성들을 유지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철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가공성이 다른 소재들에 비해 매우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형상을 만들기에 철보다 더 간편한 소재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가공성이 우수하다는 것은 결국 가공 비용이 저렴하다는 뜻이기도 하며, 이는 최종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국 오늘날의 기준으로 자동차의 차체를 만든다는 것은 안전성과 승차감, 효율성을 포함해 경제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아주 까다로운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최초에 자동차를 구성했던 철은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각광받는 소재인 셈입니다. 하지만 120년 동안 똑같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소재의 한계를 기술로서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시도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 G4 렉스턴은 국내 SUV 최초 쿼드 프레임을 적용. 첨단 4중구조 초고장력 쿼드프레임으로 탑승자와 상대 차량까지 안전을 확보

 

최근에는 철이 가진 상대적인 단점인 무게를 보완하는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번 G4 렉스턴의 쿼드 프레임에 들어간 포스코의 초고장력 강판인 기가 스틸도 그 중 하나인데요. 기가 스틸이라는 것은 1평방미터당 약 수백톤 이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철을 의미하는데, 이 소재가 바로 쌍용자동차의 신차, G4 렉스턴에도 쓰인 것이죠.

 

쌍용자동차는 과거부터 신뢰성 높은 SUV를 많이 생산해온 SUV의 명가입니다. 특히 거친 험로에서도 완벽하게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프레임 구조가 쌍용 자동차 SUV의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단단한 프레임 위에 차체를 올려서 만드는 방식은 SUV 제작의 오랜 전통과도 같은 일이었는데, 오늘날에는 프레임 구조를 채택하는 회사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였습니다.

 

G4 렉스턴의 위대한 기술력이 궁금하다면? 숫자로 보는 G4 렉스턴

 

프레임 구조 자체가 모노코크에 비해 무겁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료를 많이 소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런 이유로 프레임 구조가 점차 사라지는 것 같았지만, 꾸준히 프레임 방식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던 쌍용자동차의 쿼드 프레임이 대폭 개선된 소재 덕분에 시대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차체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프레임 구조의 부활은 이제 시작

 

그간 무겁다는 이유로 모노코크 구조에 밀려 사라질 것만 같았던 프레임 구조가 최근들어 다시금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전기자동차 시대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배터리 팩을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기존의 모노코크 구조로는 트렁크 혹은 뒷좌석 바닥 정도가 고작이죠. 그래서 최근 등장하는 전기자동차들은 대부분 모노코크 구조가 아닌 프레임 구조를 이용해 프레임 사이에 배터리팩을 깔고 그 위에 실내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프레임 구조 설계에 익숙하고 새로운 소재로 프레임 구조를 제작해본 경험이 있는 회사일수록 보다 다가오는 시대의 변화에 조금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겠죠? 앞으로 쌍용자동차가 만들어갈 전기차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다시 철의 시대로

 

■ 쌍용자동차 조립 라인

 

제철 기술의 향상으로 인해 G4 렉스턴의 쿼드 프레임과 같은 강하고 안전성이 높으면서도 가벼운 프레임 구조가 등장한 것처럼, 오늘날 자동차 차체 제조의 트렌드는 그야말로 철의 시대로 회귀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100% 알루미늄 구조를 통해 기술력을 과시하던 제조사들도 새로운 차체를 제작하면서 기가스틸과 같은 초고장력 강판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방식의 차체 제조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인데, 서두에 설명한 사람의 뼈처럼 자동차의 차체를 보다 세밀하게 쪼갠 후 각 부위에 맞는 강도와 무게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소재를 선택하는 시대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가올 전기자동차의 시대에는 이런 경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자동차가 더 빠르고 멀리 가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이 혁신적으로 빨라지거나, 차체의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술로 개발된 철은 다른 소재와 어우러져 계속해서 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신소재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의 자동차 차체 기술이 어떻게 더 발전할지, 차체의 발전이 자동차 기술 발전에 어떤 핵심적인 역할을 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