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 뉴 티볼리와 함께한 부산 광안리 호캉스, 또는 카캉스?!

나는 지난 3년간 자동차를 타고 국내를 여행하며 여행기를 써왔는데요. 이는 내가 사람들이 여행하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어떤 흐름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요즘 국내여행에서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는 여행자들이 도시 중심부 또는 유명한 거리 즉 먹거리와 볼거리가 몰려있는 상권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여행 중에도 먹고 자야 하니까 여행지에 상권이 생겨나고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골자는 그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맛집 투어, 카페 투어 같은 테마여행입니다.

 

 

 

 

여행 내내 카페 몇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요즘 도시여행자들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한편 휴가 내내 숙소에서만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요. 특히 이런저런 시설이 한 곳에 집중돼있는 호텔이나 리조트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우리는 이것을 호캉스*라고 부릅니다. * 호텔 Hotel 과 휴가를 뜻하는 Vacation 즉 프랑스어 바캉스의 조어로 휴가 기간 중 호텔 내에서 먹고 자고 논다는 의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어딘가 차를 타고 한참을 달린 후 또 다른 어딘가로 걷고 또 걷는 것이 기존 여행 방식이라면 요즘 도시여행가들은 그것이 마뜩잖습니다. 물리적 경험보다 감성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베리뉴 티볼리와 함께하는 호캉스

 

 

우리 가족의 여름휴가는 조금 빠른 편인데요. 아이가 방학 직전부터 바쁘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보다 일찍 여행을 다녀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이미 몇 군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베리뉴 티볼리를 직접 몰아 다녀온 부산 광안리 여행인데요. 이는 특별한 날씨 때문에 기억에 남을 여행이기도 합니다.

 

 

베리뉴 티볼리와 함께하는 호캉스’
쌍용자동차는 사전 이벤트를 통해 총 20명의 브이로거(V-logger)*를 모집했습니다. 이름하여 ‘베리뉴 티볼리와 함께하는 호캉스’ 행사로 이들에게는 1박 2일의 베리뉴 티볼리 시승과 호텔 숙박권 등이 제공됩니다. 대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비디오 채널에 영상을 업로드하면 됩니다.
* 비디오로 자신의 일상을 찍은 뒤 공개하는 활동을 브이로그라 하고 그걸 하는 사람은 브이로거라 불린다.

 

 

 

 

우리 가족이 부산을 방문하기 하루 전 또 당일, 5호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그곳의 도로 일부가 물에 잠기고 숙소 바로 앞, 광안리해수욕장은 높은 파도에 의해 옮겨진 해초 등으로 쓰레기장이 됩니다. 반면 이튿날은 폭염이 다시 찾아왔는데요. 이를 경험한 우리가족은 엄청난 기후 역동성에 놀라기도 했답니다.

 

 

 

 

이번 부산행은 서울이 아닌 군산에서 시작됐는데요. 그곳에서는 태풍 전야의 다채로운 구름과 아름다운 노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면서는 비가 많이 옵니다. 다행스러운 여러 가지 중 하나는 이번에 함께한 베리뉴 티볼리입니다. 이차의 주행성은 이전보다 묵직해졌고 4Tronic 항시 사륜구동까지 채택되어 폭우 속 고속주행에서도 듬직합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왔다 갔다 하는데요. 전날 부산에 폭우가 쏟아졌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고 동쪽으로 갈수록 비가 거세지니 말입니다.

 

 

 

 

이번 숙소는 광안리 해수욕장과는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둔 켄트 호텔로 나는 이곳에 대한 오래된 추억이 지니고 있습니다. 뉴코란도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던 15년 전에 광안리에서도 일박한 적 있는데요. 당시에 바로 이곳에는 4층짜리 여관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나는 이 자리가 15년 전에 어땠는지 까지 기억납니다.

 

 

이렇듯 작은 부지에 세워진 켄트 호텔은 여러모로 일반적인 호텔에 대한 상식과는 다른 모양새입니다. 우선 프런트가 1층이 아닌 15층, 건물 맨 꼭대기에 위치하는데요. 이곳은 스카이라운지도 겸합니다. 한편 주차공간은 광안리 특성상 주차타워가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베리뉴 티볼리는 소형 SUV답게 기계식 타워 주차장 이용이 가능하지만 내가 몰고 간 차만큼 다릅니다. 지붕에 티볼리를 위해 제작된 루프 캐리어를 싣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호텔에서 다소 먼 거리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웁니다. 물론 주차비는 호텔 측에서 지원했는데요. 1만 5000원으로 예상보다 일일 주차비가 저렴해서 놀랐습니다.

 

 

 

 

체크인을 마치고 하루 묵을 방에 들어가 보니 해운대 쪽 도심과 광안대교 일부가 보이는 위치더군요. 완전한 씨사이드는 아니지만 바닷가 도심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조망입니다.

 

 

 

 

태풍 다나스도 막지 못할 호캉스

 

 

우리는 해수욕장으로 나갑니다. 아늑한 실내와 달리 바로 앞 바닷가는 다소 살벌합니다. 바람이 거세지만 못 돌아다닐 정도는 아닌데요. 파도와 바다 빛은 범상치 않습니다. 태풍 다나스와 겹친 만조**의 영향으로 기존 모래사장의 반이 물에 잠기고 나머지는 떠 밀려온 해초와 일부 쓰레기로 지저분합니다. ** 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운 시기에 달의 인력으로 해수면이 높아지는 현상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래사장이 아닌 해수욕장 입구에 설치된 목재 덱 위에서 물 구경 중이고 일부만이 물가에 섭니다. 다소 거칠게 달려드는 썰물에 발을 담가보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비가 내리면서 중단해야 할 판인데요. 이후 부산에서의 첫날은 호텔방에 꼭 박혀 말 그대로 호캉스입니다. 저녁식사도 간단히 하는데요. 광안리에는 식당이 넘쳐나지만 우리 가족은 편의점 음식을 사 숙소에서 먹기로 합니다. 비 맞으며 이동하는 것조차 귀찮기 때문입니다. 마침 켄트 호텔 1층에 대형 편의점이 위치해있고 내 수중에는 자동차를 덜 운행해 받은 상품권이 한 뭉치입니다.

 

 

 

 

저녁을 먹고 나 홀로 호텔을 빠져 나왔는데요. 광안대교 야경을 보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바람과 비가 더욱 거세져 우산살이 꺾일 정도라 사진 한 장으로 체면 치레만 하고 젖은 체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날 부산에는 밤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붑니다. 호텔 객실은 조용하지만 로비에만 나와도 거친 바람 소리가 창틈으로 새어 들어왔는데요. 그렇게 거친 밤이 지나고 날이 밝자 구름 색부터 다릅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우산 없이 걷는 이들이 많아지고 파도 역시 어제와는 다릅니다.

 

 

우리 가족은 전날 체크인 했던 15층에 올라가 아침을 먹습니다. 켄트 호텔의 조식은 뷔페가 아닌 스테이크 코스로 운영되는데요. 다만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그 내용을 간소화해 가격을 낮췄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투숙객은 인당 1만 5000원으로 이용 가능합니다. 또 소박하지만 샐러드바는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식사 후 침대에서 한 시간가량 게으름을 피우다가 체크아웃 합니다. 비가 완전히 그치고 바람도 부담스럽지 않기에 서둘러 부산 시내 구경을 나선 것인데요. 이는 부산 시내에서 영도 태종대를 제외하고 가장 남쪽에 해당되는 오륙도에서 이기대를 거쳐 해운대에 이르는 코스입니다.

 

 

 

 

오륙도, 이기대, 동백섬

 

 

오륙도는 가왕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 가사에도 등장하는데요. 이는 오래전부터 부산항을 들락거리는 배의 안전을 지키는 거점으로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것이 섬이 보이는 해변에 한미 양국 해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입도할 수는 없고 유람선을 타고 지날 수는 있습니다. 이는 중앙동에 위치한 유람선 터미널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나는 방파제에 올라가 난생처음 보는 유명한 섬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이어서 용호동 인근, 이기대 끝자락을 찾았는데요. 이곳은 바다 위 광안대교와 건너편 마린시티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명소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미 주차장이 차고 넘쳤겠지만 태풍 덕분에 10여 대 겨우 들어가는 주차장에 빈자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조망은 좋지 않은데요. 바다 위에 가득한 수증기로 인해 광안대교가 겨우 보이고 마린시티는 뿌연 물안개 속에 오리무중입니다.

 

 

 

 

이어서 우리 가족은 티볼리를 타고 광안대교에 올랐는데요. 해운대 방면은 항상 하부도로를 이용합니다. 그리고 보니 상부도로를 직접 운전해 달려본 것은 2002년이 마지막입니다. 참고로 이 다리는 유료도로이고 통행료는 1000원입니다.

 

 

 

 

해운대에 도착해 이번에 타고 간 베리뉴 티볼리를 동백섬 주차장에 세웠는데요. 앞서 이곳으로 오면서 어느 주차장이 적합할지 나름 고민이 됐습니다. 더베이 101 주차장은 이곳에서 밥을 먹을 경우 무료주차권을 주지만 기본 주차비가 비쌉니다. 결국 동백공원주차장을 선택하는데요. 동백섬 산책로에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곳은 공용주차장으로 주차비는 십분당 300원입니다. 여기서도 태풍 덕을 본 것이 이곳은 여름 휴가철에 대기 없이 주차하는 것이 불가능한 곳인데도 이날은 바로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애초에 동백섬에 온 이유는 산책보다는 누리마루 APEC 하우스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이곳은 행사 준비로 이날부터 8월 말까지 임시 휴관입니다. 따라서 바로 옆 등대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날이 개기 시작하면서 기온이 급하게 오르고 나 역시 시원한 곳이 간절히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카캉스’라는 단어를 사용하더군요. 호캉스가 호텔에서 보내는 휴가라면 이것은 카페와 차에서 보내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는데요. 많이 공감되는 이야기이면서 요즘 여행 콘텐츠를 잘 표현한 작명이라고 평가합니다.

 

 

 

해운대 더베이 101에서 ‘카캉스’

 

 

앞서 요즘 여행의 흐름을 설명하면서 먹고 마시는 것이 중요한 테마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는데요. 젊은이나 여성들끼리의 여행뿐 아니라 가족여행에서는 빠질 수 없는 것이 카페 투어입니다. 우리는 주차장 바로 옆에 위치한 더베이 101로 들어갑니다. 이곳은 기존 요트클럽에 복합 쇼핑몰을 더한 곳으로 특히 주변 야경으로 인해 유명해진 곳입니다. 이날은 태풍으로 인해 요트클럽을 개방하지 않았지만 간혹 식음료 손님들도 정박장 앞 나무 덱에서 마린시티 야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 2층에는 한우전문점, 레스토랑 또 동백 상회라는 이름의 수입 잡화 판매점이 있습니다. 한편 3층은 더 루프 101이라는 루프탑 바가 저녁마다 늦은 시간까지 운영됩니다.

 

 

 

 

우리는 이곳 1층의 더 사이드라는 카페에서 커피와 생우유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는데요. 이와 더불어 앞서 군산 이성당에서 사온 빵을 점심으로 먹습니다. 뜨거운 아메리카노 옆의 아이스크림은 체질상 잘못된 만남일지는 몰라도 씁쓸한 커피 한 모금에 부드럽고 달콤한 아이스크림 한입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영남의 땅끝에서 만난 호남의 빵도 그럴듯하고 말입니다.

 

 

 

 

더베이 101의 장점이라면 단연 야외 좌석에 앉아 탁월한 풍경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마린시티의 마천루와 건물 끝자락에 보이는 광안대교 일부를 조망할 수 있는데요. 야경보다는 못하지만 낮에도 썩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후는 태양이 며칠 치 자외선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통에 밖에 앉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우리 가족은 해운대 더베이 101을 마지막으로 ‘베리뉴 티볼리’ 타고 간 ‘부산 광안리 호캉스’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는데요. 서울까지 5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야 하기에 아직 해가 떠 있을 때 떠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부산 나들목(옛 구서 IC)로 가기 위해 센텀시티와 벡스코를 지나는데 차가 길에 넘쳐납니다. 사실 이래야 부산 답기는 합니다만 어제오늘 한산한 도로를 달렸던 통에 하루 만에 스트레스 지수가 갑자기 올라갑니다.

 

 

부산 나들목에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구리 나들목까지는 익숙한 경로를 따라 5시간가량 소요됩니다. 지난 경주 여행 때는 4시간 넘게 뷰티풀 코란도에 탑재된 반자율 주행 기능의 도움을 받았는데요. 이번에 탄 티볼리에는 차선유지 보조는 있으나 인텔리전스 크루즈 컨트롤 대신 1세대 기반 오토 크루즈 컨트롤이 탑재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쌍용자동차에 처음 적용된 1.5리터 터보 GDi 엔진(최대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kg.m)은 달리는 재미가 있는데요. 이는 기존 티볼리 가솔린 모델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 이젠 굳이 디젤 모델만 추천하지 않아도 될듯합니다. 무엇보다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시원하게 달리기 때문에 장시간 운전에도 상대적으로 덜 피곤합니다. 게디가 요즘, 아이가 혼자 뒷좌석 문을 열고 내리는 일이 많아서 걱정인데요. 마침 베리뉴 티볼리에는 탑승객 하차 보조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 안전에 대한 걱정도 한시름 놨습니다.

 

 

 

 

*베리 뉴 티볼리 쇼룸 보러 가기